[조선일보] 촛불시위는 죽음 찬미의 심리…마녀사냥 같다
백상창 한국사회병리연구소 소장은 22일 미국산 쇠고기 개방 및 광우병 위험 논란에 대해 “일련의 사태를 보면 마치 유럽에서 르네상스 후에 하느님에 대한 의심을 품은 일부 사람들이 마녀사냥과 같은 행위를 한 것과 비교될 수도 있는 그런 일종의 흥분상태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평화방송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광우병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에 대해 “우리는 그간 세계 최빈국에서 오늘날 정보기술(IT)강국, 경제대국으로 발전해 오면서 피로증이 쌓여 있는 것이 배경에 있다”며 “여기에다 우리가 민주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역대정권을 비판하는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것이 이뤄지고 있었는데 민주화는 쟁취했지만 이 뒤에는 ‘미국이 있다’는 인식이 일부 있어 노근리사건이나 효순이·미선이 사건에서 촛불 시위가 있었고, 여기에 또 재미를 본 사람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백 소장은 촛불문화제에 대해 “위기가 올수록 우리가 좀 더 사태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되는데 너무나 포퓰리즘에 날뛴다든가 국민들이 흥분되게 유도한다든가 하는 것은 결코 우리나라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는 근대화·민주화도 성공적으로 이룩한 민족인데 이것이 남북대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북한에 물이 들어서 계급적 적대의식이 일부 일어났던 것 같고, 이것이 일반적인 한국국민이 강남 사는 사람이니 일류대학 나온 사람이니 잘 된 사람이니 하는 데 대한 적개심으로 연결됐다”며 “이러한 것을 부추기는 데 재미를 본 일부 사람들이 촛불시위라든가 이런 걸 통해서 우리나라를 점차 호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마저 든다”고 했다.
백 소장은 “광우병은 이번 대한의사협회에서 발표한 것처럼 전염병도 아니고, 또 이러한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것이 사실인데 이런 천분의 일, 만분의 일도 안 될 가능성을 놓고 그것을 확대해석해서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청소년들이, 한창 공부해야 할 중학생까지 촛불시위에 나온다는 것은 무엇인가 심상치 않은 그런 배후세력이 있지도 않나 하는 것을 의심케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한국 사람들이, 원래는 우리가 안 그랬는데 근대화·민주화 과정에 너무나 경쟁을 하고 너무나 또 좌절감에 빠지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차라리 ‘이 놈의 세상, 불이나 나라’하는 일종의 파괴심리, 집단적인 네크로필리아 심리라고 하는데 죽음 찬미의 심리가 우리 민족 속에 일어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백 소장은 국민과의 의사소통 부족을 자성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이 국가를 진단하고 외교문제를 판단하고 나아가 정책을 세울 때는 국민들이 어떠한 심리상태에 있는가 하는 것을 자세히 진단할 필요가 있다”며 “오늘날 우리 국민이 매우 피로해 있는 데다 그러한 좌절감으로 오는 징후감들이 많이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이것을 잘 설명해 주고 자신의 의도를 밝히고 어쨌든 선진조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다 같이 가야 된다 하는 것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데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백 소장은 “정치인들도 지나치게 가난하다든가 지나치게 열등감이 많다든가 하면 사물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며 “이런 의미에서는 나는 이 대통령이 어느 정도 재산이 있다든가 성공을 했다든가 하는 점은 결코 정책 수행에 마이너스 요인이 아니라고 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돈이 있다 없다 ’ ‘계급적으로 높다 낮다’ 하는 데 초점을 맞춰 고소영 내각이니 이런 여러 가지를 하는 것도 너무 지나친 편견이 작용되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08.05.22 14:47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