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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구조 허 찔러 돈 뜯는 수법 날로 진화 부도덕한 인물·피해의식 있는 사람 요주의

“나, 전무 ○○○인데 지금 바깥에 나와서 현금이 필요하니까, 2백만원만 입금해. 곧 들어가서 처리할게.” 한 중소기업의 경리담당 여직원에게 걸려온 전화이다. 사기 전과2범인 한모씨는 기업 임원을 사칭해 미리 마련해놓은 계좌로 입금을 요청했다. 입금하면 성공하는 것이고 하지 않으면 손해볼것 없는 것이었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사기에 무려 23명이 걸려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피의자 한씨를 체포한 경기 남양주경찰서 서정훈 경사는 “사건이 보도된 이후에도 동일범으로부터 비슷한 사기를 당했다고 여러 군데에서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피의자 한씨는 전화번호부나 신문 부고란을 통해 알게 된 회사 임원의 이름을 사칭했다. 규모가 큰 기업 임원을 사칭해 작은 금액을 요구한 사기 수법에 피해자는 쉽게 넘어 갔다. 서경사는“전화가 오면 상사에게 바로 확인하면 되지만 그런 작은 금액 때문에 확인할 수 없는 직장 문화가 이런 사기를 낳게 된다”고 밝혔다. 몇몇 회사 경리직원은 기업 임원에게 직접 확인전화를 해 사기에 넘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천재 사기꾼 영화·드라마 등장

소설같은 이야기지만 이 사건은 사기를 당하기 쉬운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다. 지난 5월 경기 안산경찰서에서 공갈 및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장모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피의자 장씨는 수도권 일대 고교의 20대 여교사 100여 명을 상대로, 소변을 보는 장면을 몰래 촬영했다고 협박, 돈을 받았다.

 

경찰 조사결과 장씨는 각 고등학교 홈페이지에서 20대 여교사의 e-메일 주소를 알아낸 뒤 이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장씨는 안산의 모 고교 여교사의 신고를 받고 추적해 온 경찰에 붙잡혔다. 아무런 촬영 필름도 없었지만 메일을 받은 여교사 가운데 실제로 3~4명이 장씨에게 돈을 송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기범은 칼을 든 흉악범이 아니다. 돈을 직접 받지 않고 예금으로 입금받아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많다. 교묘한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이는 지능범이다. 이들은 평양의 대동강 물을 팔아 넘긴‘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다. 사회구조의 허를 찔러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 때로는 익살스럽게 비치기도 한다. 의리의‘착한 조폭’이 몇 해전부터 영화를 평정한데 이어, 올해에는 머리 좋은‘천재 사기꾼’이 영화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미남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올해 개봉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에서 천재 사기꾼 역할을 했다.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1965년 FBI를 발칵 뒤집은 실화를 담고 있다. 17세의 천재 사기꾼은 파일럿을 가장해 모든 비행기에 무임승차를 했으며, 50개 주 은행을 순회하며 무려 1백40만달러를 횡령한 희대의 사기범죄를 저질렀다. 매주 수·목요일 S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선녀와 사기꾼〉에서도 기상천외한 사기 수법이 등장하고 있다.

 

탤런트 안재욱은 기억력이 비상하고 임기응변이 뛰어난 천재 사기꾼 역할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극중에서 능숙한 솜씨로 충무공 이순신 동상까지 팔아치운다. 형법 제347조에는 사기죄를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라고 규정하 고 있다.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사기는 신용 사회에 가장 큰 걸림돌로 등장하고 있다.

 

경제적 거래 를 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전제돼야 하지만 이 신뢰를 부수는 것이 사기이다. 형사정책연구원 교정보호연구실 김성언 부연구위원은 “자본주의화되면서 증가한 것이 사기 범죄”라면서 “1960년대에는 절도 범죄가 많았지만 지금은 사기 범죄가 절도 범죄보다 많다”고 말했다.

 

 

여전히 권력 사칭이 대표적 사기

최근에는 인터넷 사기·보험 사기·신용카드 사기 등 첨단 과학을 이용한 고도의 사기 수법이 무궁무진하게 진화하고 있다. 경찰청 지 능범죄 수사과의 한 관계자는 “최근 보험·신용카드 사기가 사기 사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 다. 이런 추세 속에서도 여전히 대표적인 사기 사건은 권력자를 사칭하 는 것이다.

 

지난 6월 27일 청와대 유인태 정무수석을 사칭해 손길승 전경련 회장에게 신당 창당 기금을 요청한 전화가 대표적인 예다. 청와대 직원·검사·사장·경찰관·교수 같은 소위 힘있고 ‘백’있 는 직책을 사칭한 경우가 많다.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백상창 소장(신경정신과 전문의)은“모든 경쟁의 룰이 어떤 권력자와 손을 잡는가 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런 사칭 수법은 정·경유착의 문화가 아직도 뿌리뽑히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사기범들은 사기를 당하기 쉬운 여건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정·경 유착 사회, 권위적인 문화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거나 부도덕한 인물이 그 대상이 된다.

 

백상창 소장은“사기를 당하기 쉬운 인물은 대 부분 의존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이들은 남한테 뒤지고 있 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귀신과 같이 비합리적인 존재로부터 복을 받기를 기대하는 우리 사회의 샤머니즘적 의식도 쉽게 사기범의 꼬임에 넘어가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백소장은 “‘복을 바꿔주는 자’에 대한 기대심리가 바로 사기로 연결 된다”고 말했다.

 

사기범은 다른 범죄자와는 뚜렷이 다른 특징을 보인다. 김성언 부연 구위원은 “사기범은 다른 범죄와는 달리 고학력자가 많다”면서 “절도·강간·상해 범죄자가 주로 청소년층에 집중된 반면 사기범 은 성인이 많다”고 말했다. 지능범이기 때문에 일선 형사들은 “도 둑보다 사기범 잡기가 힘들고, 조사도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백상창 소장은 사기범을 독일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이 말한‘착취적 성격자’로 특징화했다. 이들은 자기가 응당 받아야 할 몫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기보다 잘 살거나 권력이 있는 자에 대한 경멸과 증오감을 갖는다. 백 소장은“이들은 사기행위를 통해 남을 경멸하면서 자신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쾌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뉴스메이커. 2003.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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