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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분신 … 죽음 부르는 정치

- 탄핵정국 무한 정쟁이 부른 재앙-

 

재앙의 정치이자 죽음의 정치다. 무한 정쟁은 국민을 끝내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11일 오후 12시 25분, 남상국 전대우건설 사장의 한강 투신자살. 이어 5시간뒤 노사모 회원의 분신자살 기도. 여기에 오늘 새벽엔 불붙은 차량의 국회 정면 돌진과 방화. 그리고 의장석을 둘러싸고 육탄전을 벌이고 있는 여야 정치인들.

온국민에게 비쳐진 21세기 한국 정치의 현주소다. 중립지대가 없는 극한 대결의 결과다.

 

한 대기업 부장은 남 사장 자살에 대해 “구조는 바꾸지 않으면서 기업과 기업경영자만 몹쓸 사람을 만들고 있다”면서 “직접 실명을 거론, 수치심으로 자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의 팀장은 “인사청탁을 한 것은 잘못이지만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요즘 상황을 보니 91년 5월의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70년대 대표적 진보 지식인인 김지하 시인은 당시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죽음의 굿판을 걷어 치워라’고 주장했다. 당시는 고 강경대씨의 죽음에 이어 젊은이들의 분신과 투신이 잇따르던 참혹한 상황이었다.

 

탄핵안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대치 상황 속에, 11일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국민들의 시계를 십수년 전인 91년으로 되돌렸다는 평가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양보를 거부했다. ‘쉬운 길 보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의미부여 했다.

 

이에 탄핵을 추진 중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한층 강경해 졌다.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기자와 만나 “나라를 이런 식으로 끌고 갈 수는 없다. 이제는 끝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경재 의원은 “남상국 사장 자살이 탄핵정국을 돌이킬 수 없게 몰아갔다”며 “기자회견에서 위엄을 잃어버린 한 무능한 변호사의 모습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어느 한쪽이 끝장나기 전에는 마무리 되지 않을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탄핵반대 목소리와 열린우리당 내부의 대통령 사과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중립지대는 사라지고 끊임없이 어느 한쪽에 대한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도 갈가리 찢어졌다.

 

여의도에선 진보와 보수진영이 제각각 격렬한 집회를 진행 중이다. 자칫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11일 벌어진 투신, 분신 등 안타까운 죽음의 행렬은 정치권이 국민들에게 준 최악의 스트레스에 다름 아니다.

 

한국사회병리연구소장인 백상창 박사는 “사회지도층의 부와 명예 등에 대한 자기 믿음이나 신념, 그리고 노사모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지나친 동일시 등이 위협받거나 무너지면 자기 전체가 무너지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금 한국사회는 모든 일에 지나치게 가치를 두는 오버 밸류드 아이디어(over valued idea)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용인정신병원 진료과장인 하지현 박사는 “감성은 전염성이 강한데 노무현 정권은 출발부터 감성 의존적으로 해왔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예측 가능한 사회로 가야하지만 지금은 응급상황이므로 고단위 처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도 우려했다.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들을 극단적 상황에 내몰고 있는 ‘전부 아니면 전무’식의 정치게임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문했다. 틈만 나면 “정치의 첫 번째 덕목은 국민을 편안케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던 정치인들이 국민을 죽음으로 몰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 무엇이라 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내일신문 200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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