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아침뉴스타임 ; 부부싸움에 총과 흉기까지

by 사회병리연구소 posted May 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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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에 총과 흉기까지 인터뷰 내용입니다

 

<앵커 멘트> 예로부터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말이 있죠? 아무리 싸워봐도 부부관계에서는 소용이 없다는 뜻일텐데, 요즘은 이런 말이 그야말로 옛말이라고 합니다.

 

네, 최근엔 심각한 부부싸움이 심지어 살인과 자살 등 끔찍한 화를 불러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오늘 뉴스 따라잡기에서는 날로 심각해지는 부부갈등을 한번 짚어봅니다.

 

홍희정 기자, 사실 싸워도 언제 그랬냐는 듯 함께 사는게 부부인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죠?

 

<리포트> 네, 흔히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다 하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취재진이 만나본 한 부부도 자신의 배우자가 영원히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해봤다고 고백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의외로 오해와 대화 부족 등 사소한 문제가 쌓이고 쌓여 결국 과격한 부부싸움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합니다. 자세한 내용 함께 보시죠.

 

지난 19일 아침, 이 아파트 14층에서 한 40대 여성이 떨어져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는데요, 그녀는 당시 별거 중이던 남편과 부부싸움을 하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정귀동(경기도 군포경찰서 강력 2팀장) : “부부싸움을 하다가 여자가 14층 아파트에서 추락된 사건인데 (여자가) 떨어진 이유는 (남자가) 자기가 (부부싸움 중) 화장실을 갔다오니까 (여자가) 발코니 창문을 뜯고 이미 상체는 밑으로 떨어지는 상태에서 양 다리만 봤다는 거예요.”

 

부인이 아파트에서 떨어지자, 남편은 119에 전화를 걸어 구급 요청을 했는데요, 당시 남편은 매우 다급한 듯한 목소리였습니다.

 

그러나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때, 안타깝게도 아내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하는데요.

 

<인터뷰>손현대(경기도 군포소방서 구급대원) : “(현장에) 가니까 환자가 화단 앞에 누워있고 담요로 덮여진 상태로 누운 상태였죠. 우리가 의식을 확인해본 결과 호흡, 맥박이 없어서 심폐소생술로 바로 들어간 거예요.”

 

어떻게하다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는데요,경찰을 통해 들어본 남편의 주장은 아내가 스스로 뛰어내렸다는 겁니다.

 

<인터뷰>정귀동(경기도 군포경찰서 강력 2팀장) : “지금 자살이다 타살이다 단정할 수 없고, 현재 남편이 부인을 때린 부분을 시인하기 때문에 중상해죄로 긴급 체포해서 신변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서 만난 아내의 친정식구들은 아내가 자살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항변했습니다.

 

<인티뷰>동생 : “우리 언니는 절대 혼자 죽을 사람이 (아니야) 애들 때문에도 못 죽어요. 죽는다는 소리 한 번도 안했어. 우리한테도....... 우리도 그런 걱정 안했고 흉기로 윽박질렀다든지 거울을 던졌다든지 창문을 깼다 이런 쪽으로 가해를 했다는거지 폭력을 가해가지고 집을 뛰쳐나오고 그랬었어. 무서우니까 일단 피하고 보자고 해가지고 몇 번 그런 일이 있었거든.”

 

아버지로부터 어릴 때부터 시달림을 당해왔다는 딸은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상태였는데요. 그동안 아버지가 의처증과 결벽증을 보여 가족들의 고통이 컸다고 합니다,

 

<인터뷰>딸 : “아빠가 만날 그렇게 화를 내고 그렇게 말을 함부로 하고 엄마 의처증 의심하고 그런식으로 하는데, 또 아빠는 돌아서서 엄마한테 미안하다고 손 잡아달라 따뜻한 말 해달라 그러면서 나중에 안 그런척, 이중 인격 쓰는 척 계속 반복되고요. 죽어도 듣기 싫어요. 만날 대화하자. 대화하자. 대화가 안 되는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한 부부싸움은, 이 사례만이 아닌데요, 지난 18일, 강원도의 한 경찰서에 입수된 총기 한 점. 놀랍게도 이 권총은 부부싸움 도중, 남편이 아내에게 겨눈 것이었습니다. 경찰조사에서 남편은 장난감 권총을 모델삼아 이 권총을 넉달에 걸쳐만들었다고 말했는데요.

 

<인터뷰>김진우(강원도 영월경찰서) : “피의자 진술대로라면 드럼통을 관통했다라면 살인도 가능하다고 보입니다.”

 

사건 당일, 남편은 아내를 찾아와, 이혼을 요구했고, 아내가 거절하자 총을 겨누었다는데요. 권총이 불발 되자, 흉기까지 휘둘렀다고 합니다. 남편은 평소에도 아내를 의심해 다툼이 있었다는데요, 하지만 이런 일을 당하고도 부인은 헤어질 생각은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아내 : “지금 계속 (술을) 매일 마시니까 중독이 돼서 병적으로 그런 행동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아들, 딸)시집 장가 갈 때 까지라도 가장은 있어야 하고 될 수 있으면 술을 안마시게 해서 제가 벌어서 먹여 살리더라도 이 사람 병 수발까지 다 들어줄 의향이 있죠.”

 

끔찍한 결혼생활을 견디다 못해 도피를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취재진은 남편의 폭력 때문에 피신중인 한 30대 여성을 만났는데요. 그녀의 결혼생활 십년은 너무 혹독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쉼터 여성 : “집안살림 다 부수는 그건 기본이고요. 그리고 아이들 앞에서도 옷을 다 벗겨놓고 때리고 큰 애한테까지....... 자는 애 깨워가지고 애 목에다 흉기를 들이밀고 같이 죽자고 다 그땐 아 죽는 구나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끝나지 않을까 싶었어요.”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끔찍한 남편의 폭력. 그러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는데요. 처음엔 사소한 부부싸움에서 시작이 됐다고 합니다.

 

<인터뷰>쉼터여성 : “남편이 경제적으로 무능력하고 저희 아이가 장애가 있으니까 그것에 대해 폭력이 굉장히 심했어요. 저 혼자 벌어야 되고 살림을 도와주는것도 아니고 짜증이 나더라고요. 자기를 무시를 했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것 때문에 싸우고....... 처음엔 리모컨 던지고 벽시계 하나 집어 던지고 그런 게 나중에는 그렇게 까지 때린 거예요. 희망이 없어요. 남편한테....... 남편이 바뀔 거라는 생각도 안하고요.”

 

최근 여성가족부 조사결과, 부부갈등의 주요 원인은 배우자 자체가 미워서가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이나 잔소리 등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부부 상담 클리닉에서는 갈등을 겪는 부부들에게 먼저 주제를 정하고 토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말을 들어주며 공감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데요.

 

<현장음> "기분이 가벼워지고 속이 갑갑했던 마음이 확 밖으로 나가는 기분입니다. 너무 시원하고......."

 

 

지금은 다정해 보이는 이 부부도 한때 극단적 상황까지 겪었다고 합니다.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부부클리닉 참여자中 인터뷰> 부부상담 의뢰자 : “노끈을 매가지고 애들 아버지가 죽으려고 이러는데 제가 그걸 다 알고도 죽었으면 싶었어요. 차라리 남편이 죽고 없어지면 오히려 내 마음이 더 편할 것 같더라고요. 저는 애들하고 잘 살겠지. 그때는 너무 판단력이 없었던 거죠.”

 

그러나 오랫동안 상담치료를 받으면서, 갈등의 원인이 자신에게도 있다는 걸 알고 달라졌다는데요.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부부클리닉 참여자中 인터뷰> 부부 상담 의뢰자 : “나는 무슨 문제가 있냐 이런 생각을 하곤 했는데 남편에 대해 의심을 하나 안하나 이런 생각만 하다보니까 언제든지 싸움이 일어나고 편한 날이 없었어요. 아내로서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런 걸 자꾸 배워 나가다 보니까 (달라졌어요).”

 

전문가들은 부부싸움이 사소한 오해와 대화 단절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다보니, 좀 더 강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폭력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는 겁니다. 결국 중요한건 서로의 이해와 대화인데요.

 

<인터뷰>백상창(한국사회병리연구소장, 가정법원 조정위원장) : “결혼할 때부터 하기 전부터도 자기네들이 살아갈 일생에 대해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삶의 방향을 정하고 역할을 맡고 또 어떤 경우까지는 자기가 참고 이기는 그러한 인내력을 가지는 그런 자세로 살아가야 된다고 봅니다.”

 

극단적인 폭력과 자살,살인 등 한 가정을 넘어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부부싸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배우자의 잘못을 탓하기에 앞서 내 자신을 돌아보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작은 노력부터 뒷받침 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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