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하루 458쌍이 이혼하는 사회

by 사회병리연구소 posted May 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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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문제는 속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사회에서는 하루 평균 458쌍이 이혼했다.

 

더욱이 지난해는 1년 전보다 조이혼율이 0.5% 포인트나 급상승했다.

이혼이 폭증한 외환위기 즈음에도 0.5% 포인트가 늘려면 3년이 걸렸다.

지나치게 빠른 속도가 아닐 수 없다.

 

가문과 가문의 결합이었던 지난날과는 달리 현대 결혼의 긍극적 목표는 '행복한 삶'에 있다.

개인의 행복 추구를 가장 우선하는 현대인의 삶에서 어긋난 선택을 바로잡기 위해 이혼할 수도 있다.

 

문제는 가정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들의 상처가 깊어지고, 특히 어린 자녀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적지 않은 부작용이 빚어진다는데 있다.

 

서울가정법원 산하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는 최근 이혼부부에게 조정기간을 거치며 상담과 자녀양육에 관한 협의를 갖도록 결정했다.

사회에 미치는 이혼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법과 제도의 보완책은 꾸준히 강구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혼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치유책이 필요하다.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고도 혼인신고를 미루는 것이 요즘 세태임에도 결혼생활 9년 이하인 가정에서의 이혼이 여전히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10년 사이 결혼후 20년 넘게 살아온 부부의 이혼이 3배 이상 늘어 17.8%나 되고 있다.

이는 '성급한 이혼'을 제공하는 원인 중의 하나가 '성급한 결혼'이며 또 다른 주원인은 변화한 여성의식을 각 가정이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임을 보여준다.

 

이제야말로 가정, 학교, 사회가 적극적으로 결혼, 부모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결혼의 의미, 결혼에 따른 가족관계의 변화, 자신과 배우자에 대한 인식, 자녀출산에 따른 책임과 의무 등에 관한 심도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부부의 결합이 가족이나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젊은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부부가 깨지면 가정이 취약하게 되고 가족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지게 돼 있다.

 

(중앙일보, 2004. 12. 31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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