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경악· 분노· '테러단체 불용'

by 사회병리연구소 posted May 25, 201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경악 … 분노 … "테러단체 不容"

[서울신문. 2004-06-24]

 

이라크 테러단체에 납치된 김선일씨가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가파병에 반대하던 국민의 상당수가 파병을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반인류적 범죄를 저질러서라도 한국군의 추가파병을 저지하겠다는 이라크 테러단체의 의도가 오해려 파병을 지지하는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셈이다.

 

국방부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는 23일 "당장이라도 자원입대하겠다."는 글이 오르는 등 파병에 찬성하는 여론은 급속히 결속했다. 이라크의 평화유지와 재건이라는 파병부대의 임무를 바꾸어서 김씨를 살해한 테러단체를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는 다소 과격한 주장도 크게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는 모습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열린우리당 김원웅, 한나라당 이재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등 여야 의원 50명이 이라크 추가파병 중단 및 재검토를 위한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몇몇 의원들은 격앙된 국민감정을 우려하여 "결의안 제출 시기를 하루라도 늦추자."며 신중론을 펴기도 했다. 파병을 일관되게 반대해온 시민사회단체들만이 이날도 촛불집회를 열어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이라크 파병은 한국 국민의 가장 고귀한 인권인 생명을 빼앗는 행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은 이날 "납치됐던 김선일씨가 살해됐다. 이라크 파병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여론조사에는 오후 5시15분 현재 25만 3813명이 라는 기록적인 숫자의 네티즌이 참여했다.

 

그 결과 '파병을 찬성했으나, 이제는 반대한다.' 는 응답은 11.7%인 2만 9645명에 그침 반면 '파병을 반대했으나, 이제는 찬성한다.' 고 답한 사람은 20.8인 5만2754명에 이르렀다.

 

전체적으로는 파병 반대가 54.6%인13만 8592명, 파병 찬성이 42.0%인 10만 6644명으로 나타났다. 반대가 여전히 찬성보다 많지만, 반대에서 찬성으로 마음을 바꾼 사람이 하루사이에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에 앞서 김씨의 피랍소식이 알려진 지난 21일 다음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자국민 보호가 우선, 당장 추가 파병을 철회해야' 라는 응답이 78.7%로 '파병추진'의 14.4%를 압도했다.

 

23일 조사 결과는 극도의 불안감 속에 파병 반대 여론이 세를 얻고있던 21일보다 찬성 여론이 크게 높아진 것은 물론 피랍사건이 일어나기 이전인 지난 7일의 여론조사보다도 파병에 찬성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당시 미디어리서치의 조사 결과는 '추가 파병 찬성'이 41.0%, '반대'가 57.5%였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지난 21일 추가파병을 놓고 여론조사를 벌였다. 41.715인 1만 757명이 '찬성-정부 방침대로 추진'이라고 답했고, 54.63%인 1만 4090명은 '반대-추가 파병저지 해야' 라고 답했다.

 

김씨의 피랍과 살해 시점을 구반하지 않은 조사였지만, 네이버 관게자는 "23일 0시를 기준으로 7%정도가 파병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파병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이유를 네티즌'nuimiral44'는 "김선일씨가 피살된 이상 반미·친미를 EK질 때가 아니다. 미국의 주구가 되기 위해 파병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인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급격한 여론의 변화에 대해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백상창(70) 소장은 "김씨가 살해됨에 따라 파병에 찬성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반응"이라면서 "감당하기 힘든 죽음이나 손실에대한 스트레스를 상대에 대한 증오와 공격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rticles

1 2 3 4